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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거미

포토로그 마이가든



3,500원짜리 오이 소박이 다욧

날이 따뜻해지니 채소 값이 싸져서 좋다. 오이며 가지, 호박 너무 좋아.. 가지랑 호박은 내가 좋아하고 즐겨 먹는 채소지만.. 오이는 즐겨 먹진 못한다. 체질이 찬 편이라서 차가운 성질의 오이는 자주는 안 먹는다. 하지만 따뜻한 성질의 부추를 곁들이고 김치로 담근 소박이라면 얼마든지 먹어도 된다. ㅋㅋ

시장에 갔다가 너무 신선한 오이가 있어서 사왔다. 3개에 천 원.. 너무 싸다.. 4개에 천 원도 있었지만 3개짜리가 더 좋아보여서 이걸루.. 그래봤자 2천 원어치.. 하지만 나 혼자 먹기엔 충분해..

소금으로 박박 씻어야지.. 소금으로 씻으면 오이 요철도 없어지고 쓴 맛도 조금 사라지고 농약도 없어진다. 오렌지나 자몽, 레몬도 굵은 소금으로 씻어서 먹으면 아주 좋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절이기... 먼저 솥에 물을 올리고 소금을 넣는다. 오이는 뜨거운 물로 절여야 안 물러진댄다.. 피클 담을 때랑 같은 이치인가.. 뜨거운 물로 약간 삶듯이 절여야 하는데 뜨거운 물로 팔팔 끓이지만 않으면 절대 안 익는다.

소금 타고 끓으면 불 끄고

투하.. 그리고 한 시간 정도 절임..

절이는 동안 밀가루풀 쑤기..
밀가루풀은 안 넣어도 상관 없는데 넣으면 풀 냄새가 좀 덜나고 감칠맛이 나는 거 같다. 근데 귀찮으면 안 넣어도 상관없음..
물이 팔팔 끓으면 밀가루 넣고 휘젓는다. 종이컵 한 컵에 밀가루 한 수저 정도면 충분..

밀가루 풀이 쒀지면 거기다 고춧가루를 좀 불려놨다가 나중에 부추 썬 거 넣고 생강, 마늘, 소금, 액젓, 설탕을 넣어 간을 맞춘다.
난 레시피 없이 그냥 막 때려 넣기 때문에 몇 수저인지는 모르겠다.. -_- 그냥 맛 보면서 막 넣는다. 생강은 없으면 안 넣어도 되고 부추가 파 역할을 하기 때문에 파도 안 넣어도 된다...

한 시간쯤 절여진 오이를 물기를 뺀 담에 얌전하게 부추를 쑤셔 넣고;; 마무리..
반나절 정도 실온에 나뒀다가 냉장고에 넣으면 완성...

맛있고 싼 오이김치... 오이 6개 2천원+부추 한단 천5백원...  부추는 넘 많이 남아서 전 부쳐 먹어야지..
뭐 고춧가루며 양념값이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여름 김치로 부담없이 담아먹을 수 있는 먹거리다.. 뿌듯

내츄럴 플래닛 고양이 주식캔 판매합니다.(벼룩, 무료배송)

오가닉 주식캔인 내츄럴 플래닉 주식캔 판매합니다. 아픈 고양이 주려고 샀는데 얘가 입맛이 오락가락하다보니 지금은 안 먹어요.
기호성이 좋고 짜지 않아 많이들 급여하시는 주식캔입니다.
인터넷 최저가가 2,450원인데 2천원에 판매합니다.
총 10개이고 배송비는 제가 부담할게요. 다 합쳐서 2만 원입니다.  

유통기한은 2015년까지에요.

닭고기맛이고 142g입니다. 댓글 남겨주세요.



신부전 고양이 나난의 한달간 변화 냥이

혹여라도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고양이 혹은 강아지가 있다면 도움이 될까 싶어서 포스팅한다.
신부전 진단을 받고 한달 조금 넘은 시간 동안 약, 수액, 식이 등을 열심히 챙겨준 결과 우리 나난은 거의 정상에 가깝게 수치가 안정되었다. 살도 400g이 늘어 한결 보기 좋아졌다.
하지만 주둥이에 생긴 염증은 여전하고 컨디션도 아주 좋은 건 아니다. 그래도 치료 예후가 병원에서 놀랄 정도로 좋아졌다.

신장 질환을 앓는 고양이들은 수분 보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몸 속에 노폐물을 걸러주는 신장이 망가진 상태기 때문에 많은 양의 수분을 넣어 억지로라도 그 노폐물이 소변을 통해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물을 먹일 수 있다면 먹여도 되고 수액 주사를 놔줘도 된다. 나는 물을 먹이는 건 자신이 없어서 수액을 놔준다. 아침, 저녁, 밤 이렇게 세번 놔주고 있고 구토를 하거나 컨디션이 떨어지면 더 놔준다. 수액에는 피하수액과 혈관수액이 있는데 피하수액은 보호자도 집에서 쉽게 놔줄 수 있다.
나난은 수액에 대한 거부반응이 많지 않은 편이다.

왜 고양이가 신장 질환을 걸리는지는 '사람하고 살아서'이다. 고양이는 원래 육식 동물로 야생에서 고기를 먹고 고기에 있는 수분만으로도 충분히 오줌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건사료를 먹다보면 그 수분섭취가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신장이 약한 동물은 신장질환이 생기기 쉽다. 그리고 신장의 70% 이상이 망가지기 전까지는 검사로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신부전 진단을 받은 고양이는 이미 만성 질환으로 진행된 후다... 신부전 진단 후로 습식사료와 생식,, 등 여러 가지를 거쳐 가장 나난이 잘 먹고 몸에도 잘 맞는 식이를 알아냈다. 이걸 알아내기까지 시행착오도 많았고 지금도 시행착오중이지만 일단은 스트레스 적게 잘 먹는 거에 초점을 맞춰주려고 한다.


쨌든.. 우리 나난은 잘 지내고 있다. 고맙다.. 하지만 알고 있다. 언제든 안 좋아질 수 있다는 거..
그래서 하루하루 나난과 함께 있는 시간을 집중해주고 싶다.
그리고 마취, 발치, 입원, 카테터, 수혈, 수술... 등을 하지 않겠다는 내 소신을 끝까지 흔들림없이 지키고 싶다. 평생을 약한 고양이로 살아온 나난의 마지막 시간을 병원이 아닌 나와 함께.. 지내게 해주고 싶다.

모질이 많이 좋아지고 얼굴도 이뻐졌다. 한달 전만 해도 정말 안 좋았는데...

처음 치료를 시작했을 때 사진이다. 정말 비교된다...


밥을 거부하면 이렇게 쫒아다니면서도 먹인다. 에효.. 고양이 하녀 팔자.. -_-

하지만 애교가 많아져서 이리 내게 앵기기도 한다. 그러다 갑자기 물지만...

애처로운 우리 나난...

건강하자...

지르고 싶지만.. 긁적

통장 잔고도 정말정말 별론데 자꾸 뭔갈 사고 싶다. 짐이 많아서 더는 뭘 안 사고 있는 것도 버리자고 맘을 항상 먹지만.. 쉽지가 않다.
작고 깜찍한 세탁기가 사고 싶어.. -_-;;
1키로에서 3키로 정도 되는 세탁기.. 근데 인터넷으로 보니까 가격이 만만한 건 급수를 수동으로 해줘야 하고 자동 급수는 한 25만원 가량이다. 그럼 차라리 안 사고 말지.. 싶다가도 누가 좀 싸게 안 내놓나 싶어서 자꾸 장터를 서성인다.
끽연가이기 때문에 빨래를 무척 자주 한다. 이불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빤다. 거실에 깔아놓은 매트는 고양이랑 같이 쓰기 때문에 5일에 한번은 세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비싸게 주고 산 퀼트 매트가 2년만에 너덜너덜해졌다. 문제는 여름이라 그리고 온난화 때문에 이번 여름은 무쟈게 길 거 같은데 얇은 옷과 수건을 자주 대형 세탁기에 돌리는게 에너지 낭비 같아서 작은 세탁기를 사고 싶은 거다.. 근데 차라리 전기세가 서 쌀 거 같아서 망설이고 있다....가... 이제 단순히 작은 세탁기를 사고 싶다 쪽으로 마음이 쏠리고 있다. 끙..
혹시나 싶어서 동네 중고 가게랑 하이마트를 다 휩쓸고 돌아다니고 뒷 베란다 중문에 설치할 방충문 견적도 알아보고 여기저기 다 알아보고 물어보고 하다가.. 7천원짜리 실내용 반바지 하나 사서 들어왔다. 휴.. 잘했다.. 그리고 열무김치 넣고 국수 삶아 먹었네.. 쩝..

어릴 때는 나도 이것저것 자질구레하게 돈도 잘 쓰고 술도 잘 사고 물건도 막 사들이고 했는데.. 날이 갈수록 지갑을 여는 게 망설여진다. 살면 살수록 돈 버는 게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 그리고 만원을 써도 기분 좋게 꼭 써야 할 일에 쓰고 싶다. 그런데도 가끔씩은 흥청망청하고 싶어.. 휴...

어제 친구들을 만나서 단심이가 쓰던 물건을 전해 주었다. 그리고 며칠 전에 어떤 사람이 내게 나난이 주라고 수액 세트를 보내줘서.. 답례로 나도 단심이 먹던 사료랑 샴푸 같은 걸 챙겨서 보내줬다.
단심이가 마지막에 병치레 하면서 산 물건이 꽤 많았다. 피부병 때문에 꽤 좋은 미용기를 샀고 밥을 안 먹으려 해서 밥도 이것저것 샀었다. 중간에 처방식으로 바꾸면서 못 먹게 된 사료들을 친구에게 한번 챙겨서 보내줬고 이번에 마지막으로 다 정리했다.
새것같은 것도 있었고 완전히 새거인 것도 있었다. 친구들은 거의 새거나 마찬가지니까 팔아 보라고 했다. 그런데 그러고 싶지 않았다. 단심이 물건을 돈 받고 팔고 싶지 않았다. 그냥 필요한 사람이 썼으면 했다. 그리고 이왕이면 내가 아는 고양이가, 내가 아는 강아지가 썼으면 했다. 그래서 마지막 물건은 강아지를 기르는 친구들에게 주었다. 나난에게 수액을 보내준 어떤 사람이 내가 보내준 선물을 받고 기뻐하면서 나난을 위해서 빌어주겠다고 했다. 고마웠다. 친구들도 길고양이에게 단심이가 먹던 사료를 줄 것이고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를 예쁘게 미용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됐다.

체중에 줄어들면서 못 입게 된 옷들이 많았다. 비싼 건 아니지만 연말에 한번 싹 정리해서 다 빨아서 챙겨두었다가 성당에서 노숙자들에게 옷을 전달할 때 보냈다. 오늘은.. 여름 옷을 정리해서 또 한바탕 빨래를 해야 할 것 같다. 한번도 안 입은 블라우스 같은 건 친구가 달라고 해서 주고.. 좀 멀쩡한 것은 또 센터로 보내야지..



* * * * * 몽상

*
은교를 보았다. 난 정말 좋았다.
사랑하면서도 미워하고 존경하면서도 질투하고 욕망하면서도 부정하는 인간의 양가감정이 너무 솔직하게 잘 그러져 있었다.
소설도 안 읽어 보았고 사전 정보도 전혀 없었지만.. 만족스러웠다.
문제의 그 베드신.. 사실 난 그리 야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인간의 본능과 욕망에 대한 하나의 매개..라고 느껴졌다.
그런데 김무열은 정말 하악하악이야..
예전엔 베스트셀러를 드라마나 영화로 만드는 것이 많았는데.. 앞으로도 그런 시도가 많이 이뤄졌음 좋겠다.
그럴려면 먼저 좋은 소설들이 많이 써져야겠지만..

*
갑자기 여름이 되어서 봄 쟈켓을 입어보지도 못했다.
하긴 뭐 외출이라고 해봤자 집 앞에 산책 나가는 게 대부분이긴 하지만..
며칠 있으면 올해도 반이 지나가게 되는데 겨울이 너무 길어서 올해가 이제야 시작되는 것 같다.

*
딱히 먹고 싶은 건 없는데 입이 심심해서 땅콩을 무지하게 먹고 있다.
아몬드나 견과를 심심할 때 먹긴 하지만.. 너무 먹는 것 같다.
오징어로 바꿔야겠어.
씹는 행위는 굉장히 중요하니까..

*
나난이가 좀 안정을 찾고 나면 나도 계획했던 학원이란 델 좀 가보고 싶다.. 일단은 밀린 일도 해내고 돈도 벌어야겠지만..
그리고 그러다보면 올 해가 또 정신없이 지나가게 되겠지만....
나도 집에서 늙는 거 말고.. 좀 더 재미난 일을 해보고 싶다.. 여행은 못가더라도..

*
사다준 생식 거부, 사료 거부, 회복식 캔 거부.. 등등의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치다가 나난의 입맛에 맞는 조합을 알아내서 며칠 잘 먹였는데 오늘 주로 먹는 캔이 떨어져서 병원에 가서 사려고 했더니 그 병원서도 없댄다.
그 캔이 하나에 5천원인데 잘 취급도 안하고.. 그래서 어렵사리 또 동네를 뱅뱅 돌아서 대체 파우치를 몇 개 사왔다.
그 파우치는 나난이가 별로 안 좋아하는 건데 내가 얘 입맛을 속이는 조합을 알아내서 다른 주식캔에 섞어 주면 모르고 먹는다.
그렇게 겨우겨우 밥을 먹이고 있는데 갑자기 번뜩 생각이 들어서 치료 사료를 불려서 줘봤더니 환장하고 처먹네..
아유.. 정말 이년이 사람을 갖고 노나.. 며칠 전만 해도 쳐다도 안 보던 사료를 또 먹네... 휴.....
이거 먹을 줄 알았으면 언니도 돈 덜 쓰고 좀 편한데.. 넌 정말 자비가 없는 고양이구나..
그나저나 주식 캔도 잔뜩 사놨고 병원에 처방캔도 10개 주문해 놓은 상태라서 나난의 식비가 장난이 아니다.. 이 사료도 또 언제 안 처먹을지 몰라..
하루에 한 번은 단호박을 조금 삶아서 밥에 섞어 준다.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 안 좋기 때문에 주식캔의 단백질을 좀 줄여주는 것이다. 다행히 단호박은 잘 먹는다.
내 마음을 아는지 요즘 나난이 살이 오동통 쪘다. 어제는 현관에서 바퀴벌레를 잡아서 내게 선물로 주기도 했다. (으윽)
하지만 난 안다.. 얘가 언제든 또 오바이트 하면서 내 속을 뒤집을 거라는 걸...

벨리에서 어떤 사람이 고양이를 데려왔는데 하루만에 질려버려서 다른 입양자를 찾는다는 글을 보았다.
그래 잘 생각했다. 책임질 수 없다면 그렇게 해.. 다만 네가 질려버린 건 인형도 아니고 옷도 아니고 살아 숨쉬는 생명이란 걸 잊지 말길 바란다..

*
연애해야겠다.

새로운 사랑을 배운다.. 냥이

며칠 전에 거래처 회의가 늦어져서 조금 늦게 집에 들어왔다.
밥을 주었더니 나난이 허겁지겁 먹었다. 테스트 해보려고 새로 사온 처방식과 기존의 처방식을 두 가지 따로 담아 주었더니 한번에 급하게 다 먹어치웠다.
그리고 토하더니 다음날 곡기를 끊었다. 모든 처방식을 거부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캔들을 어렵게 구해서 조금씩 먹여 주었더니 이제 토하지도 않고 지 스스로도 조금씩 먹는다. 하지만 컨디션은 떨어졌다.

입에 생긴 염증은 내 기대와는 달리 퍼져가고 있다. 주둥이에 생긴 염증 덩어리가 조금씩 번져 간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나난의 병세가 악화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아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신장질환에는 합병증이 따르는데 염증이나 이런 게 생겨도 항생제 처방을 해줄 수가 없기 때문에 합병증이 더 위험하다. 입에 생긴 염증도 치료를 해줄 수가 없다..
곡기를 끊으면서 수액 양을 늘려 주었다. 그리고 자주 말을 걸어주고 만져주고.. 했더니 오늘은 제법 기분이 좋아 보인다.

이 아픈 고양이를 돌보면서 나는 새로운 사랑에 대해서 배우고 있는 중이다.
나난은 살고 싶은 의지가 있어 보인다. 수액을 놓아도 크게 반항하지 않고 음식도 주면 먹으려고 노력한다. 어쩔 땐 헛구역질을 참아가며 먹으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반려 동물을 기르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교감에 대해서 말이다. 우리 나난은 온 몸으로 살고 싶다는 욕구를 표현하고 있고 나는 알아 듣고 있다.
하지만 가끔은 주사기에 수액을 채우는 나를 아주 슬픈 눈으로 쳐다 보기도 한다. 지쳐 보이기도 한다.

오늘 나난에게 말했다.
내가 도와줄 거라고.. 너가 좀 더 기분 좋게 기운 나게 지내도록 도와줄 거라고.. 약 먹고 주사 맞는 거 절대 너를 괴롭히려고 하는 게 아니라고.. 널 돕기 위해서라고..
그리고 네가 고통스러워서 단심이 오빠 만나러 가길 원할 때 언니한테 신호를 보내 달라고. 그럼 그때도 내가 너를 도와줄 거라고 말이다.

단심이와 나난을 기르면서.. 정말 기쁜 순간 가슴 아픈 순간.. 많았다.
그리고 지금 나난과 둘이 서로에게 위로를 해주며 지내는 이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도 소중하다.

동네 소비 몽상

예전부터 친구들이 신기하게 생각한 것이 내 소비패턴이었다. 나는 거의 모든 쇼핑을 동네에서 해결한다.
큰 마트도 안 가고 옷도 시내에서 잘 안 산다. 미용실도 동네를 다니고 술도 집 앞에서 많이 마신다. 거의 도보 20분 내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한다. 친구들이 지역 경제를 위해서 너 같은 애는 이사를 자주 다녀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그래서 나는 집을 구할 때 집 근처에 시장과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지를 꼭 본다.

내가 동네에서 다 해결하는 것은 편하고 저렴하기 때문이다. 시간=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뭘 하나 사기 위해서 버스타고 택시타고 어디 가는 게 불필요하게 느껴진다. 그냥 동네에서 저렴하게 구입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가끔은 백화점도 가고 시내에서밖에 살 수 없는 걸 사기도 한다. 하지만 꼭 그걸 구입하기 위해서 가는 건 드물다. 어디 가는 길에 누굴 만나러 가는 길에 백화점에 들린다.

우리집에선 걸어서 15분이면 제법 큰 재래시장이 있다. 점심 먹고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시장에 들러 채소와 손두부 따위를 조금씩 사서 오는데 재미도 있고 저렴해서 좋다. 물론 카드도 안 되고 들고 다니는게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제철 채소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해서 좋다. 마트에서 봉지에 포장된 시들시들한 시금치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저렴하고 신선하다. (뭐 농약은 효소액에 담궈서 뺀 담에 먹는다.. 유기농 사먹을 돈은 없어.. -_-) 시장에 가면 노점상 할머니들 물건을 될 수 있음 팔아드린다. 파나 마늘이나 콩나물 따위.. 뭐 그런거.. 하지만 저번에 단골 할머니가 내 숙주나물을 시들시들한 걸 줘서 좀 맘이 상하긴 했어..

옷은 동네 브랜드샵이나 보세숍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걸 사입는다. 원래 옷 욕심이 많은 편이 아니기도 하고 내 체형이 키가 크고 덩치가 있기 때문에 유행하는 아이템보다는 기본 아이템이 가장 잘 어울린다. 그래서 유행타는 옷을 그다지 살 필요도 없어서 특별히 맘 잡고 쇼핑할 이유가 별로 없다. 가끔 쟈켓 같은 건 백화점 세일 때 사기도 하지만 그냥 싼 맛에 입는 건 동네 보세숍에서 사는게 교환도 편하고 인터넷 쇼핑보다 더 나을 때가 많다.

친구들도 다행히... 그동안 우리 동네로 많이 찾아주어서 멀리 갈 필요 없이 동네 커피숍, 맛집을 알아두었다가 가면 된다. 나도 시내에서 사람들을 만날 일이 있긴 하지만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이건 20대부터 암묵적으로 이렇게 된 건데 사람들이 우리 동네로 많이 찾아와줘서 난 시내에 뭐가 있는지 솔직히 잘 모른다. 연애를 할 때도 남자친구들이 동네로 날 만나러 왔고 동네에서 놀았다. 가끔 시외로 나갈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동네에서 놀았다. -_- 솔직히 내가 시내의 복잡함을 싫어하기도 해서 영화보러 갈 때 빼고는 잘 나가지 않는다. 유일하게 좋아하고 군소리 없이 나가는 동네는 이태원.. 정도?
홍대에 데려다 놓으면 길 잃어버린다.

오늘 미용실에 갔다.
고양이들이 내가 다리 재활하면서 프리랜서로 전향하게 되면서 조금씩 조금씩...하지만 뼈빠지게 일해서 번 돈을 다 써버렸다. -_-
우리 나난은 요즘 하루에 만원씩 쓰면서 지낸다. 만원만 쓰면 솔직히 괜찮은데 병원 한번 가면 .. 아 생각하기 싫다.
프리랜서가 여윳돈을 만들려면 얼마나 고생을 해야 하는지는 해본 사람만 안다. 결국엔 지금 내 신세가 거지같이 되어 버렸다.
다이어트 하면서 그래도 보름에 한 번 정도는 마사지도 꾸준히 받았는데 이제 요가 학원 갈 돈도 없다. 젠장..
아무튼 그래도 기분전환 상 그리고 거울을 보니 스트레스 받아서 얼굴은 뒤집어지고 머리 꼴도 개그지 같아서 얼굴 관리는 못 받아도 머리라도 어떻게 하자.. 라는 생각에 미용실에 갔다.
그동안 다니던 동네 미용실이 커트가 개판이다. 내가 머리를 자른 걸 보고 쿄 언니가 너 거울 보고 니가 잘랐냐고 묻던 게 생각나 다른 곳을 찾아갔다. 간단하게 뿌리 염색만 하려고 했는데 아주머니 혼자 작고 깔끔하게 운영하는 곳이었다.
아주머니가 내 머리를 아주 정성들여 염색해주고(최근 3년 동안 머리 맡긴 곳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음) 커트도 해주었다.
그리고 만오천 원.......
돈 내기가 미안할 정도다. 내가 돈 내기 미안하다고 하니까 괜찮다고 자기 혼자 하다 보니까 서비스도 별론데 돈까지 많이 받을 수 없다고 웃어보인다.
그냥 커트만 하면 오천 원이다. 내가 염색약을 뒤집어쓰고 있는 동안 동네 새댁들이 세 명이나 와서 머리를 자르고 갔다.
너무 싸서 그런지 머리만 자르고 드라이는 안 하겠다고 하면서 그냥 집에 간다. 나도 마지막에 마무리는 그냥 대강 해달라고 했다.
예전에는 나도 시내에서 몇십만원 주고 머리를 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게 부질없이;; 느껴졌다. 난 숱도 많고 할 수 있는 스타일이 많지가 않다. 여름이면 그냥 포니테일로 묶는게 최선의 스타일이다. 할 수 있는 퍼머는 매직펌과 셋팅 정도..
어느 순간부터는 시내의 스텝들에게 몇십만원 주고 머리를 맡기기보다 시내에서 은퇴하고 동네에서 자기 샵을 꾸린 진짜 미용사들에게 머리를 맡기게 되었다. 물론 일손이 모자라서 서비스는 기대하기 어렵다.

가난한 내가 사는 동네에 가난한 사람들이 작게 꾸린 가게에서 물건을 팔아주는 게 나는 편하고 좋다. 일종의 나눔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 소박한 분위기를 즐기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오늘 머리는 정말 마음에 든다..


일상 몽상

* 아침에 고양이를 챙겨주고 창문을 화짝 열고 청소를 한바탕 한 다음 빨래도 하고 밥을 먹었다. 그리고 일을 조금 한 다음 햇빛을 쬐러 산책을 나가 한 시간쯤 꽃길을 걷다 왔다. 난 괜찮다. * 내가 무척 예민한 성정이라서 이십대는 나를 들들 볶으며 지냈다. 까칠한데다가 호기심 많고 스트레스에 약한 체질이라서 서른이 넘고 나서부터는 나를 다스리는 거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최근에는 스트레스를 받는 어떠한 것도 내게 안하려고 했다. 좋은 음식만 먹고 좋은 사람들만 만나고 좋은 경치를 보며 기분 좋은 산책을 즐겼다. 말하고 보니 태교 같네 ㅋㅋ 하는 일이 누가 아무 말도 안해도 저절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라 난 모든 걸 좋게 받아들이고 날 위로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지금 놓았던 정줄을 다시 붙잡고 다시 좋은 음식과 산책과 좋은 친구들을 내게 주려고 한다. * 요 쪼그만 고양이가 주사 등의 치료를 받더니 얘도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와 다시금 싸가지 없이 날 물고 째려본다. 이게 진짜! 우리 나난은 잘 있다. 우려했던 입에 염증.. 은 생겼지만 밥 먹는데 지장은 없고 잘 논다. 싸가지 없이 아깐 내 얼굴에다 대고 하악질을 했지만 그래서 열 받아 이게 목숨 살려주니까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고 한참 혼을 내주었지만 그래고 기력을 회복해서 기쁘다. 나난은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복잡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내가 선택한 사랑에 대해 책임을 지려고 한다. * 이제 좀 봄 같네..

난 내 판단대로 할거야 몽상

정신을 차렸다. 단심이 간병하느라 약 2주 정도는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서 마감을 어길 지경이 되었다.
약속은 거의 어기지 않는 나인데.. 지금부터라도 정신 차리고 나를 믿고 일을 준 거래처에 신의를 지켜야 한다.
그리고 내겐 돌봐야 할 나난도 있으니..

나난이 일주일 정도 치료를 받더니 많이 좋아졌다. 모질도 좋아졌고 식욕도 많이 돌아왔다. 창가에도 올라간다. 애교도 부리고 말도 한다.

단심이가 죽은 아픔을 어떻게 다스리기도 전에 길고 긴 나난의 투병을 해야 하는 내 처지가 정말 기가 막힌다.
내가 고양이에 대해 아무리 잘 몰랐다고 해도 그래도 열심히 공부했고 사료도 좋다는 사료로 골라 주었고 영양제도 잘 챙겨 준 편이었다. 간식도 거의 먹이지 않았고 모래도 좋은 걸로 써줬다. 조금만 아파도 득달같이 병원으로 데려갔다. 그런데도 두 마리 다 이 지경인 걸 보면 얘들과 나의 인연이 길지 않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나난의 병은 완치라는 건 없고 그냥 컨디션을 끌어 올려서 좋게 유지해주는 것 뿐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것도 말을 듣지 않을 때가 온다. 빨리 올 수도 있고 늦게 올 수도 있지만 길지는 않다.
나난의 치료를 시작하면서 내 이 복잡한 마음..(치료를 적극적으로 해줘야 하는 건지)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글을 올렸다가 난 패죽일 년처럼 생명을 하찮게 여기느니.. 고양이가 죽기를 바라느니.. 하는 소리를 들었다.
니들이 뭘 알아..
정말.. 내 이 썩어가는 내 마음을... 뭘 알아..
조언을 구한답시고 글을 올린 내가 바보지..

난 아무의 조언도 듣지 않을 생각이다.
내 동물과 나의 관계는 우리만이 안다. 세상에서 얘들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도 나고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도 나다. 나만큼 아끼고 건강하길 바라고 케어해줄 사람은 없다.
그래서 난 내 판단대로 할 생각이다.

나난은 건식 사료를 끊었다. 회복식 캔과 토끼 생식을 섞어 먹이는데 다행히 잘 먹는다.
생식에 적응을 제대로 해줄지 의문이었는데 캔에 섞어 먹이니 별 거부감 없이 먹는다. 근데 얘가 워낙 작은 고양이고 한번에 먹는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생식은 오래 그릇에 놔둘수가 없기 때문에 수시로 조금씩 준다.
그리고 하루에 세 번 피하수액을 놔준다. 확실히 수액을 맞으면서 컨디션이 좋아졌고 기운도 차린 것 같다.
아침 저녁으로 약도 먹는다. 반항은 하지만 그래도 잘 받아 먹는다.

그리고 난 여기까지만 할 생각이다.

신부전 고양이에게 흔히 오는 구내염이 생겨도 스케일링이나 발치는 하지 않을 것이다.
마취를 해야 하는 그 어떤 치료도 시키지 않을 생각이다.
수혈이나 조형제, 투석도 시키지 않을 생각이다.
그리고 더는 입원은 시키지 않을 것이다.
대신 자주 이를 닦아주고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검사도 시켜줄 것이다.

내가 마취, 발치, 투석, 수혈.. 이런 걸 시켜서 얘가 며칠 더 산다고 그게 나난과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게 아니다.
그걸 시켜서 완치가 된다면 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완치란 거의 불가능하다.

단심이의 죽음을 겪으며 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거의 내 한계를 넘어서 해줬다.
그런데 단심이가 병원에서 마지막에 산소를 달고 주사 바늘을 꽂고 있는 게 과연 원하는 일이었을까.
지가 놀던 집에서 내 품에서 피를 토하더라도 여기서 하는 게 더 마음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난을 덜 사랑해서 기본적인 치료만 해주겠다는 게 아니다. 나난의 기본적인 치료도 거의 내 생활의 많은 것을 포기해야 가능하다. 긴 시간의 외출은 못하고 하루종일 소변양을 체크해야 한다. 밥 챙겨 먹이고 주사 놓고 약 먹이는데 아침마다 30분 이상씩 걸린다.
그리고 치료비도 많이 든다.
하지만 나난을 사랑하기 때문에 내 동물이기 때문에 그리고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기 위해 난 한다.
그 외에 애를 괴롭게 하는 치료는 안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몇개 뽑고 피를 갈고... 난 그렇게까지 해서.. 나난이 지 몸으로 살아가기 어려운데 억지로 생명을 연장시켜줄 생각이 없다.
이게 과연 내가 고양이를 사랑하지 않고 죽길 바라는 모습일까.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해도 상관없다.
이게 내 사랑이고 내 한계다.

어릴 때부터 온갖 약과 주사로 힘들었던 나난에게 하루에 세 번 주사를 놔주는 것도 내가 정말 이게 잘하는 짓인지 헷갈리는 상황에서 남의 말에 휘둘렸다간 정신줄을 놓을 것 같다.

나도 함께 사는 가족이 있다면.. 하다 못해 함께 사는 친구라도 있다면 나난을 부탁하고 어디 머리라도 식히러 갈 수 있겠지.
하지만 난 아무도 없다. 나 말고는 얘를 케어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고 그 부담은 오롯이 내 몫이다.
어마어마한 치료비.. 그것도 나 내것이다. 아픔도 다 내것이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난과 단둘이 사랑을 나누는 것도 내 몫이다.

지금은 귀를 닫고 내가 할 수 있는 치료와 사랑을 주면서 나난을 돌봐주려고 한다.
나난도 이런 내 마음을 알고 힘을 내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남은 나난과 나 냥이

며칠 동안 밥을 먹지 못해서.. 밥을 먹는데 먹으면서 단심이 유골 단지를 바라보니 목이 메어 잘 넘어가지 않는다.
단심이는 떠났고 나와 나난이 이 집에 남았다.

나는 이 세상 그 어떤 생명체보다 단심이를 사랑했다. 내가 처음으로 키운 고양이였고 단심이는 내게 무조건적인 사랑과 무조건적인 신뢰를 주었다.
강아지처럼.. 내가 외출에서 돌아오면 현관에서 기다렸고 항상 나와 함께 있길 원했고 모든 것을 나와 같이 했다.
새침한 나난과 달리 단심이는 강아지 같은 고양이였다.
내가 침대에 들어 바닥을 두번 탕탕 치면 어디에 있더라도 달려와 내 어깨 부근에 자리를 잡고 골골 노래를 불러주었다. 나의 기쁨과 슬픔.. 모두 아는 고양이였다.
너무 사랑했다...
그래서 단심이가 아픈 것도.. 그렇게 허무하게 떠난 것도 잘 믿어지지가 않는다.

생각해보면 단심이는 건강한 고양이는 아니었다. 얕게 숨을 쉬는 버릇.. 패팅이라고 하는데 이걸 하는 고양이는 건강하지 않다고 수의사가 말했다.. 응급 상황이 올 때 하는 거라고.. 그런데 단심이는 아기 때부터 얕게 숨을 쉬었다.
그리고 약간의 심장 기형이 있었다..
하지만 모질도 좋았고 대체적으로 큰 문제는 없었다..

어제 나난의 2차 검사를 하면서 수의사와 상의했다. 왜 단심이가 그렇게 떠나야 했는지.. 모든 검사 결과에서 그렇게 죽을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고통스럽게 마지막을 맞이할 이유는 없었다... 단심이가 왜 죽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오래 슬퍼하지 않을 생각이다. 오래 아파하지 않을 생각이다. 단심이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내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있겠지만 오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생각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다시 만날 거니까.. 그리고 내 품에는 지금 나난이 있으니까..

만성 신부전 3기 판정을 받은 나난은 며칠 동안 내가 수액 처치를 하고 약을 먹였더니 많이 좋아졌다. 장난도 치고 애교도 부린다.
단심이가 떠난 자리를 메꾸듯.. 우리 나난이 나를 배려한다.
그동안 나난을.. 나는 솔직히 단심이만큼 사랑하지 않았다. 만지면 앙칼지게 울고 새침하게 굴고 비실비실해서.. 그리 예쁘지 않았다. 그래서.. 단심이가 먼저 떠난 것 같다.. 내 사랑을 나난에게 충분히 주라고 말이다..

마지막 날.. 단심이를 병원에 데려가기 전.. 이미 두 눈은 초점을 잃어가고 있었다. 나는 단심이의 죽음을 예감했다. 그리고 촛불을 켜고 기도를 해주었다. 성수를 뿌리고 마지막 임종기도까지 눈물을 흘리며 정성을 다해 해주었다. 그리고 그 시간에 나난은 지난 몇년 동안 단 한번도 하지 않았던 단심이 그루밍을 해주었다.. 우리 나난도 단심이의 죽음을 알고 잘가라고 인사한 것이다..

나는 조만간 판단을 해야 한다..
단심이의 이번 치료와 죽음으로 나는 몇백만 원의 병원비를 썼다. 그 돈을 써서 단심이가 완쾌되었다면 상관없었다.
비정규 프리랜서가 치료비로 몇백만 원을 쓴다는 건 어마어마한 부담이다.. 그래도 단심이가 건강해진다면 흔쾌히 쓸 수 있었다.
하지만 단심이는 떠났다..
그리고 우리 나난도 내가 치료를 해주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더 살 수 있고.. 운이 좋으면 그것보다 더 살 수 있지만..
오래 버티진 못하고 단심이 곁으로 가게 된다.
나중에 모든 치료도 듣지 않고 입 안에 종양이 생기고 복수가 찰 확률이 크다고 했다. 먹지 못하고 걷지 못하고 고통스러워질 거라고 했다.
건강하게 지낼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나난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서 일주일에 10만원 정도의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돈이 아깝다는 것이 아니다.. 그 돈을 써서 나난이 완쾌된다면 나난을 위해서도 그 돈을 쓸 수 있다. 내가 더 많이 일을 하고 해서라도 그 돈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완쾌되는 것이 아니다.

하루에 세 번씩 주사를 맞는 것이 나난에게 과연 행복한 일인지.. 나는 조만간 판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은 아무 판단도 하지 않으련다.
우리 나난은 잘 버텨주고 있고 어제는 내게 몸을 부비며 골골 노래도 불러주었다. 그리고 밥도 잘 먹는다.
이 생목숨을 내가 끊을 수는 없다..

친구들은 이미 내가 할만큼 했고.. 내가 지난 3년간 고양이들을 기르며 동물을 기르는 기쁨보다 고통이 너무 컸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미 너는 한계를 넘었다고 말하며.. 내가 다시는 동물을 기르지 않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한다.
동물을 기르며 느끼는 감정을.. 그 행복한 감정을 다 느껴보지도 못하고 몇 년 길러보지도 못하고 내가 이리 절절매며 힘들어하는 게 화가 난다고 했다.
그리고 같이 울어주었다..

우리 집에는 나난과 내가 있다..
그리고 나난에게 그동안 내가 주지 못했던 사랑을 한껏 주면서.. 우리의 이별을 준비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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